호프? 홉? 맥주의 핵심, 홉( Hops)을 알아보자. - 알콜맨
맥주 / / 2022. 3. 15. 11:45

호프? 홉? 맥주의 핵심, 홉( Hops)을 알아보자.

2022.02.18 - [맥주] - 빠르고 쉬운 상식, 맥주의 종류를 알아보자!

이전 시간에는 간단하게 효모에 따른 맥주와 기타 맥주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오늘은 크래프트 맥주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홉( Hops)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호프브로이(hofbräu)

혹시 맥주 한잔 하고 싶을 때 어디로 가시나요?

일반적으로 호프집이라고 많이 칭하는데요. 혹시 맥주를 마시면서도 왜 호프집인가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일부 지식을 뽐내는 분들은 맥주의 주원료인 홉(hop)이 독일어로 호프(Hof)라서 맥주집을 호프집이라 부른다!

원래 Hop 이라고 써야 되는데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잘못된 발음인 호주가 영어 발음으로 잘못 표기된 거다!

라고 알고 있지만 이는 틀린말 입니다.

공중파를 즐겨보신 분들이라면 이를 알 수도 있겠는데요. 예전에 미녀들의 수다라는 프로그램에서 독일인 여성 출연자가 이를 언급했었는데, 한국의 '호프'라는 단어가 이상하다고, 그 의미는 독일에선 다르다고 그랬었죠.

 

호프브로이(hofbräu)

 

호프'라는 이름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이는 독일 뮌헨의 호프브로이(hofbräu)는 대형 홀과 축제가 함께하는 분위기로 한국인이 생각하는 독일식 맥주집의 표본인 곳이기도 하죠.

하지만 독일 호프브로이의 호프는 왕실이라는 의미가 강한데, 역사상 뮌헨 호프브로이가 독일 바이에른 왕국의 맥주 양조 집이어서 왕실(Hof) + 맥주 양조장(bräu)이 결합한 게 호프브로이입니다.

 

 

한국형 맥주집 OB호프!

호프집이라는 말이 한국에서 정확하게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 알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신문을 검색해보면 1986년 11월 5일에 OB맥주가 서울의 동숭동 대학로에 ‘OB호프’라는 이름의 생맥주 체인점을 열면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그 효시라는 기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OB호프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에 그 체인점이 전국에 엄청난 수로 늘어났습니다. 그 뒤로는 생맥주집의 대명사가 되어 버렸습니다.

 

호프라는 수식어를 쓰고있는 맥주집

 

이를 볼 때 '호프'가 독일어 Hof 에서 곧장 한국으로 전파된 언어라기 보다는 호프브로이(hofbräu)에서 '호프' 가 떨어져 나온 것 같은데요.

아이러니하게도 맥주 양조장이라는 브로이(bräu)가 전파되는 게 맞는데, 엉뚱하게 호프(Hof)가 독일식 맥주집으로 알려져 우리나라에 자리 잡게 된 거죠

 

 

맥주의 핵심 '홉'

맥주에 다채로운 향과 쌉싸로운 맛을 더해주는 "홉".

홉은 그 향과 맛뿐만 아니라 미생물들의 번식을 막는 항균작용을 하기 때문에 맥주의 천연방부제이기도 한데요. 옛날 식민지 시대, 인도를 점령한 영국 사람들이 고국의 맥주가 그리워 향수병을 앓았고, 냉장고가 없던 시절이기에 인도까지 맥주를 상하지 않고 보낼 방법은 오직 맥주에 홉을 왕창 왕창 넣는 것이었기 때문에 홉을 넣은 지금의 맥주들이 탄생했습니다. (그 홉을 왕창 넣은 맥주는 IPA, 즉 Indian Pale Ale 스타일의 기원이 되었다.)

 

생 홉

 

 

많이 쓰지만 잘 모르는 식물

최근 미국의 어떤 업체는 홉에서 추출한 천연 화학 성분으로 박테리아 증식을 막는 제품을 출시하기도 하고 홉을 활용한 건강 제품도 있는데요.

홉 추출물 건강제품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홉에는 400개가 훌쩍 넘는 여러 가지 성분들이 들어가 있는데 아직도 어떤 성분들이 어떠한 메커니즘으로 그 특유의 맛과 향을 내는건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아직도 새로운 성분들을 여러가지 발견 중이라고 하네요.

 

 

 

홉 덩굴 수확과 가공

이렇게 신비한 홉은, 사실 '덩굴식물'의 일종인데요.

또 덩굴 식물답게 주위에 있는 물체를 타고 올라가면서 자라기 때문에, 보통 홉 농장에서는 아래 사진과 같이 홉이 나무 막대기 등을 설치해 홉을 키웁니다.

사람의 키보다 훨씬 높은 곳까지 자라기 때문에 보통 덩굴채 걷어서 초록색 열매처럼 생긴 꽃을 수확합니다.

 

최대 5미터 까지 자라는 홉 덩굴(좌) , 홉 덩굴을 수확하는 농부들 (우)

 

예전에는 홉을 수확하는 일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했기 때문에 많은 노동력이 필요했다고 하는데요,

요새는 미국에 불어온 크래프트 비어 열풍으로 홉이 더 많이 재배되고, 농기계도 발달하면서 그래도 일부 프로세스는 자동화가 되었다고 합니다.

수확한 홉은 상하지 않도록, 보관과 운송이 쉽도록 잘 말린 후 펠릿의 형태로 보통 유통됩니다.

우리나라도 예전에는 강원도 일부 지방에서 홉을 많이 재배했다지만 현재는 몇몇 실험적으로 운영되는 소규모의 홉 농장 이외에는 홉 생산이 전혀 없어, 주로 이 펠릿 형태의 홉을 수입하여 맥주를 만듭니다.

펠릿 형태의 홉
 

 

홉으로 보는 맥주의 역사

사실 맥주에 "홉"을 넣어 만들기 시작한 것은, 기나긴 맥주의 역사에서는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이천 년 전에도 맥주는 있었고, 이집트의 병사들은 월급을 맥주로 받기도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지만, 그때의 맥주에는 홉이 많이 사용되지 않았는데요.

본격적으로 홉을 맥주에 넣은 것은 약 8세기 때의 일이고, 본격적으로 홉 농장을 만들어 홉을 키우고 맥주의 "주재료"로 쓰기 시작한 것은 12세기 독일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근대 스타일 홉 농장(좌) , 홉을 쓰지 않은 핀란드의 전통맥주 SAHTI (우)
 

"홉"을 쓰기 전에는 다양한 허브, 식물을 넣어 맥주에 향과 쌉싸름한 맛을 더했다고 하는데, 그러한 허브들을 조합해 놓은 것을 "그루트"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사실 아직도 일부 지역의 맥주에서는 "홉"을 쓰지 않고 베리류나 다른 종류의 허브들을 써서 만드는 맥주들이 간혹 있는데, 핀란드의 전통 스타일 맥주인 "SAHTI"도 그중 하나다. 

 

 

홉의 종류

그리고 홉도 농작물인 만큼 같은 품종을 심었더라도, 심은 지역이나 그 해의 기후에 따라 품질이 달라집니다. 

홉이 주로 좋아하는 기후는 "낮이 긴 곳, 여름과 겨울이 모두 나타나는 곳"입니다.미국 북서부 지역이나 영국, 벨기에, 독일 지역 등이 홉이 주재배지인데요.. 최근에는 뉴질랜드도 홉의 생산지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 홉은 뉴질랜드의 기후의 영향을 받은 고유의 특성이 있습니다.

 

다양한 홉의 향기와 분류

 

홉의 품종은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맥주만큼이나 다양하고 그 종류가 많은데요, 화려한 꽃향기를 연상시키는 향이 특징인 홉이 있는 반면 청포도 및 화이트 와인의 향기가 두드러지는 홉도 있습니다.

어떤 홉은 갓 잘라낸 풀내음이 특징이기도 하고, 또 어떤 홉은 열대과일 과즙을 한데 갈아 넣은 것처럼 자몽, 오렌지, 파인애플의 향기가 중점이 됩니다.

지금도 다양한 품종의 홈들이 새로 개발되고 있으며, 같은 지역에서 생산된 동일 품종의 홉이어도 매년 미묘하게 다르다고 하네요.

 

새로운 맥주를 위한 끝없는 노력

사람마다 각기 저마다의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선호하는 홉의 향기도 극명하게 다른데, 맥주를 만드는 양조사(Brewer)도 자신의 취향에 따라 하나 혹은 여러 가지 홉을 섞어 원하는 맥주의 향기를 표현합니다..

그리고 맥주의 세계에도 어느 정도 유행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핫한 품종'의 홉이 나오거나 그 해 유달리 좋은 향기를 가진 홉이 수확된다면 모두가 그 홉을 구해 맛있는 맥주를 만들려고 열심히 홉을 구하러 다니기 때문에 미리 사재기를 하는 품목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포장되어 판매되는 아마릴로 홉

 
 
 

 

 

그중 아마릴로 홉은 수요가 많은 품종 중 하나로, 미국에서 개발, 재배되고 있으며 인기가 많아 "미리미리 쟁여둬야 쓸 수 있는 홉"의 대명사입니다.

 

마치며..

 

탄산이 주는 청량감과 독특한 향미로 질리지 않는 맥주!

다음부터는 홉이 향이 도드라지는 "호피(Hoppy)" 한 맥주를 마실 땐, 어떤 홉을 썼는지 살펴보면서 마셔보는 건 어떨까요?

맥주의 특성에 따라 "맥아"의 맛이 도드라지는 맥주, "효모"의 맛이 도드라지는 맥주 등등 서로 강조하는 맛이 다르지만,

맥주 애호가라면 지나칠 수 없는 크래프트 비어의 꽃인 호피 한 맥주의 핵심 홉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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